[장내 미생물]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누어 보는 장 건강의 비밀

2025. 8. 25. 08:14건강과 영양

우리 몸의 장에는 수십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소화를 돕는 존재를 넘어 면역 체계, 대사 기능, 심지어 뇌 건강까지 영향을 미치며 ‘제2의 유전체(Second Genome)’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장내 미생물이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자들은 장내 미생물을 크게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눕니다. 바로 필수 또는 유익한 균종, 기회주의적 세균총, 통과 균종입니다. 이 세 그룹을 이해하면, 우리의 장 건강 관리에 훨씬 더 효과적인 접근이 가능합니다.

 

 

 

1. 필수 또는 유익한 균종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첫 번째 그룹은 필수 혹은 유익한 균종입니다. 흔히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장내 유익균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등이 잘 알려진 유익균입니다. 이들은 장내에서 다음과 같은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소화 및 흡수 보조: 섬유질을 분해해 단쇄지방산(SCFA)을 생성, 에너지 대사를 돕습니다. 면역력 강화: 병원성 세균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경쟁 배제(competitive exclusion) 역할을 합니다. 장벽 보호: 장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 염증과 장누수(leaky gut)를 예방합니다. 비타민 합성: 일부 유익균은 비타민K, 비타민 B군 합성에 기여합니다. 유익균이 많을수록 장 내 환경은 안정적이며, 이는 곧 전신 건강과 직결됩니다. 그래서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발효식품(김치, 요거트, 된장 등) 섭취가 꾸준히 권장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기회주의적 세균총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양날의 검 두 번째 그룹은 기회주의적 세균총입니다. 이들은 평소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장내 환경이 불균형해지면 병원성으로 변할 수 있는 세균들입니다. 대표적으로 대장균(Escherichia coli), 엔테로코커스(Enterococcus) 등이 있습니다. 기회주의균은 균형이 핵심입니다. 유익균이 충분히 존재하고 장 내 환경이 건강할 때는 큰 문제없이 공존하지만, 스트레스, 고지방·고당분 식습관, 항생제 남용 등이 지속되면 이들이 과도하게 증식하며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소화 장애: 설사, 복부 팽만, 가스 증가

▶️면역 문제: 과도한 염증 반응 촉발

▶️대사 질환 위험: 비만, 당뇨, 지방간과의 연관성 보고

즉, 기회주의 세균총은 완전히 나쁜 것도, 완전히 좋은 것도 아닙니다. 장내 환경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도,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3. 통과 균종

잠시 머물다 떠나는 손님 세 번째 그룹은 통과 균종(transient microbiota)입니다. 말 그대로 장 내에 영구적으로 정착하지 않고, 음식이나 환경을 통해 들어왔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미생물들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섭취하는 발효식품 속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대부분은 장에 일시적으로 머물다가 배출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산성 물질을 만들어 해로운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장내 면역 반응을 자극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통과 균종은 ‘스쳐 지나가는 손님’ 같지만, 장내 균형 유지에 단기적 도움을 주는 보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프로바이오틱스나 발효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장 건강 유지에 유익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4. 장내 미생물 균형 관리가 중요한 이유

세 그룹의 장내 미생물은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합니다. 유익균이 많을수록 기회주의균은 억제되고, 통과균은 긍정적 영향을 남기고 떠납니다. 하지만 유익균이 줄어들면 기회주의균이 득세하며 장내 환경이 불균형해지고, 이는 곧 전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우울증, 불안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매 같은 뇌질환과도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지키기 위한 생활습관

▶️식이섬유 섭취 – 채소, 통곡물, 콩류는 유익균의 먹이가 됩니다

▶️발효식품 섭취 – 김치, 된장, 요구르트 등으로 통과균과 유익균을 보충합니다.

▶️균형 잡힌 식단 – 고지방·고당분 음식은 기회주의균 증식을 유발하므로 줄입니다.

▶️스트레스 관리 –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스트레스는 장내 균형을 크게 흔듭니다.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 자제 – 항생제는 유익균까지 함께 파괴할 수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단순히 소화를 돕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몸 전체 건강을 좌우하는 핵심 파트너입니다. 필수 또는 유익균은 장을 지키는 파수꾼, 기회주의 세균총은 균형에 따라 달라지는 양날의 검, 통과 균종은 잠시 머물며 도움을 주는 손님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그룹의 조화를 잘 유지하는 것이 곧 장 건강이자 전신 건강으로 이어집니다. 오늘부터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점검해, 내 장 속 작은 생태계를 건강하게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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