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성유전학] 발달과 질병 그리고 환경에 따른 후성유전학의 역할

마트료시카라는 러시아의 목각인형이 있습니다. 그 인형은 인형 안에 인형이 계속 들어있는데요, 마치 할머니 안에 엄마, 손녀가 들어있는 것처럼 자꾸 작아지는 인형들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이처럼 우리의 세포도 유기적으로 세대를 걸쳐 연결되어 있고 심지어 발달과 질병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줍니다. 이러한 유기적 연결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환경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 중심에 후성유전학은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오늘은 건과 질병의 핵심, 후성유전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후성유전학이란?

후성유전학이란 유전자 위에서 유령처럼 떠돌며 유전자에 영향을 주는 분자들을 통틀어 후성유전체라 부릅니다. 다시 말해 유전체가 아니면서 유전형질의 발현에 관여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영어로는 '에피게놈'이라고도 부릅니다. 후성유전체들은 마치 스위치 같아서 유전자 코드를 직접 바꾸지 않고도 바꾼 것과 같은 효과를 일으킵니다. 스위치를 끄면 유전자가 사라지고 스위치를 켜면 다시 유전자가 생기는 효과를 냅니다.
 

 2. 발달과 질병에서의 후성유전학의 역할

후성유전적 변화는 개발 중인 생물체에서 정상적인 성장과 분화에 필수적입니다. 세포 유형과 발달 단계에 따라 유전자 발현 패턴이 조정되며, 이는 후성유전적 조절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또한, 후성유전학적 이상은 암을 비롯한 다양한 유전 질환의 발병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정상적인 DNA 메틸화는 종양 억제 유전자를 비활성화시켜 암 발생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3. 환경과 후성유전학

환경 요인이 후성유전적 변화를 유발하고, 이러한 변화가 세대를 거쳐 전달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할머니가 겪은 환경의 영향이 후성 유전체의 기억에 새겨지고 이것이 3대, 4대에 걸쳐 전달됩니다. 예를 들어 기근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을 보면 그 시대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후손들마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이 좋은 예입니다. 부모들이 임신 중 접한 외부 환경의 영향이 후성 유전적 경로를 통해 작동하게 된 것입니다.
과학계는 한동안 모든 질병은 유전자때문이라는 주장과 환경 때문이라는 주장이 엇갈렸습니다. 후성유전은 두 가지의 관점을 조화롭게 통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는데 후성유전체를 통해 환경이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주는 구조를 알아내게 되었습니다. 즉, 유전자도 중요하지만 환경적 요인도 중요한 것입니다.
스트레스, 영양 상태, 화학 물질 노출, 신체 활동 수준 등의 환경적 요소들이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유전자 발현과 관련된 건강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풍부한 식이 요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성장한 개체는 특정 유전자의 메틸화 패턴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는 대사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환경과 유전자 간의 상호 작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방적 건강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4. 후성유전학의 임상적 적용

후성유전학적 변화의 이해는 진단, 치료, 그리고 질병 예방 전략을 향상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의 메틸화 패턴은 암과 같은 질병의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조기 진단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후성유전적 조절을 목표로 하는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들은 특히 암 치료에서 유망한 치료 옵션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후성유전학적 치료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합니다. 후성유전학은 생물학적 조절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질병의 원인과 치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이 분야의 지속적인 연구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확장하고, 맞춤형 의학과 예방 전략 개발에 기여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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