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형 열사병과 운동형 열사병

2024. 8. 28. 11:54건강과 영양

고체온증이 나타나는 순간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가 되면 갖가지 생리적 반응들이 일어납니다. 애초엔 어지럼증과 열경련(높은 온도와 습도 속에서 땀을 많이 흘리고 혈액 속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지면 일어난다-옮긴이)으로 시작했다가 종국에는 열사병(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이다)으로 치달을 수도 있습니다. 열사병에는 고전형과 운동형 두 종류가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두 종류의 열사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고전형 열사병

고전형 열사병은 새파랗게 젊은 사람, 나이 지긋한 노인, 과체중·당뇨병·고혈압·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가릴 것 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습니다. 알코올을 비롯한 특정 약물들(이뇨제, 삼환계 항우울제, 정신병 치료약)은 열사병 위험을 높이기도 합니다. 차량에 갓난아기를 두고 내리거나 노인들이 에어컨 없는 고층 아파트에서 여름을 지낼 때 종종 걸리는 게 고전형 열사병입니다.

 

2. 운동형 열사병

운동형 열사병은 종종 젊고 건장한 이들을 덮치기도 합니다. 운동이 체온 상승을 급격히 가속화하기 때문입니다. 근육은 수축할 때 어김없이 열을 발생시킵니다. 사실 우리가 근육을 움직일 때 근육 수축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약 20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80퍼센트는 열로 방출됩니다. 마라톤 선수, 사이클 선수를 비롯한 여타 육상 선수들이 이따금 운동에 따른 고체온증(보통 신체 내부의 온도가 37.7~40℃까지 치솟는다)을 겪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물론 보통의 경우라면 운동에 의한 고체온증을 겪는다고 지속적 손상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체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생리적 반응도 더 극적으로 진행되고, 그에 따른 합병증도 더한 손상과 심각성을 동반하게 됩니다.

 

종국에는 높아진 체온이 기폭제가 되어 연달아 재앙과 같은 일들이 터지기도 합니다. 가령 체온이 높아지면 신진대사가 매우 빠르고 뜨겁게 돌아가기 시작해 통제 불능의 핵 원자로처럼 스스로 열을 식히지 못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젊다고 해서, 혹은 몸이 건장하다고 해서 목숨을 건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젊고 튼튼하면 이미 손쓰기에 늦을 때까지 열탈진의 징후가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 폭염살인, 제프 구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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